달마도의 재탄생, ‘달마 그리는 여자’ 이정선 작가를 만나다.

 

흔히  ‘달마도’라고 하면 친척집이나 할아버지 댁 거실에 붙어있는 무서운 그림이라는 이미지로 다가온다.
달마의 무섭고 근엄한 형상이 액운을 막아주고 수맥을 차단하는 효과가 있어 집 안에 부적처럼 걸어놓곤 한다.

유명한 스님이나 나이 지긋한 화백이 그릴만한 소재의  ‘달마’.

그런 달마를 젊은 여성이 그렸다면?  그림 속 달마가 스타벅스를 마시고 외제차를 탄다면?

기존의 이미지를 허물고 달마를 현대예술로 표현한 작품 전시회가 열렸다.

달마 그리는 여자,  이정선 작가를 만나기 위해 영도 신기산업으로 찾아갔다.

 

 

여자가 달마를 그린다는 건 처음 들었다.   달마를 그리게 된 이유는?

아마 한국 최초,  아니.. 어쩌면 세계 최초가 아닐까 생각한다(웃음).    연극영화과를 전공했고 현재는 부산영상예술고등학교에  교사로 근무하고 있다.    미술을 전공으로한 적은 없었고 그냥 3년 전부터 취미로 낙서를 즐기는 정도였다.    우연히 낙서로 달마를 그렸는데 학교에 계신 중년 선생님들에게 반응이 좋았다.    아마 중장년에게 달마도가 주는 의미 덕분인지  “이 그림 나도 갖고 싶은데 하나만 그려줄 수 없냐”라는 얘기가 정말 많았고 당시 새로 오신 미술선생님(이욱상 선생님,  현재 화명고 재직중)도 그림이 독특하고 재밌다며 캔버스에 그려보라는 권유로 시작했다.

 

작가가 생각하는 달마의 이미지는?

어릴 적 할머니 방에 걸린 달마도를 처음 보았다.    꺾은 갈대를 타고 다닌 모습에는 에너지와 자유로움이 넘쳐 보였다.    사람들은 달마도가 액운을 막고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 준다고 여겼다.    나의 옛 기억에는 매서운 눈빛을 가지고 있지만,   내면의 자아가 너무 강하여 나르시시즘에 빠진 즐거운 사람으로 보였다.    그런 달마의 이미지를 현대적으로 표현하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캔버스에 그려 전시했다.    이번 전시는 특히 달마의 내면에 있는 자신감을 보여주기 위해 그렸고 관람객들도 무섭다기보다는 귀엽고 정감있게 봐주신다.    한 어린 꼬마아이는 달마를 모르지만 특이한 캐릭터를 보듯 재밌어했다.

 

Rollsroyce Dawn & Siren 스벅요정과 드라이빙 (2016)

예전 작품 중에 스타벅스 로고에 있는 사이렌과 달마를 함께 그린 작품이 정말 인상적인데?

나의 상상 속에 달마와 스타벅스의 사이렌은 연인 관계다(웃음).    달마는 예전부터 전해 내려오던 인물이고 사이렌 역시도 신화에 나오는 요정인데 이런 비현실적인 인물을 엮어보면 재밌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이렌은 노래로 유혹해 빠져들게 하고 달마는 좋은 기운을 가져다주니 두 캐릭터는 정말 잘 어울리는 환상의 커플이 될 것 같았다.

 

이정선 작가 인스타그램

다른 소재도 시리즈해서 그릴 의향이 있는지?

요즘은 선이 얇은 펜이나 잉크,  색연필,  볼펜 등으로 그리는 드로잉에  빠져있다.    드로잉 연습을 하면서 주변이나 나의 이야기로 캐릭터를 하나씩 만드는 재미가 있다.   소극적인 그녀라는 캐릭터를 만들기도 하고 연인의 모습을 그리기도 했다.    캐릭터의 눈매는 달마와 비슷하다(웃음).   달마를 소재로 한 개인 전시는 이번이 세 번째인데 다음엔 드로잉으로 그린 캐릭터 시리즈를 캔버스에 그려서 전시해볼까 생각 중이다.

 

재탄생한 달마의 모습이 젊은 세대와 블루실버(58년생 전후)세대에게 어떤 영향을 끼칠까?

현대적인 달마의 이미지는 모든 세대에게 흥미롭지 않을까 생각한다.    중장년에게는 예전부터 익숙한 존재지만 새로운 분위기와 특이한 달마에 관심을 사로잡게 될 것이다.    젊은 세대는 현대적 요소에 눈길이 끌려 작품을 살펴보니  달마였구나하고 색다르게 느끼리라 생각했다.    무엇보다 블루실버세대와 젊은 세대가 한자리에서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싶었다.    그동안 우리 사회는 세대갈등이 심화되고 있었다.    세상이 변하고 사람이 변함에 따라 생각이 변하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고 짧은 시간에 급격한 변화를 겪은 우리나라는 세대 간의 의식이 더 클 수밖에 없다.    그런데 달마라는 소재로 전통과 현대의 만남이 어우러진다면 모든 연령대에서 추억과 신선함으로 소통하는 공간이 되지 않을까.

 

이번 전시회를 통해 블루실버세대와 젊은 세대에게 하고 싶은 말?

건강가족이 모든 세대를 걸쳐 가장 중요한 키워드가 아닐까 생각한다.    특히 블루실버 세대에게 건강이라는 단어는 모든 의미가 함축되어있다.    그래서 달마가 맑은 기운을 주고 액운을 막는다는 의미로 우리 삶에 자리 잡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믿고 안 믿고를 떠나 우리는 궁극적으로 우리가 행복하길 바란다.    우린 모두 가족의 건강과 평화로운 삶을 위한 바람을 가지고 있으니까.    나는 사람들에게 그것을 전달하고 싶었고 그런 의미에서 새로운 모습의 달마도 그 본질만큼은 변하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번 전시를 통해 관람하는 모든 세대들이 나름의 의미 하나씩은 찾아가셨으면 좋겠다.   재밌게 봐주시는 것만으로도 행복한 하루를 선물 받은 게 아닐까 생각한다.

 

 

 

2017 autumn DHARMA – 이정선

 

영도 신기산업 B1F  3A17
10월 23일부터 11월 19일까지
작가 인스타그램 :  j_sunny_lee
E-mail :  round3089@hanmail.net
찾아가는 길 :  신기산업, 부산 영도구 와치로 51번길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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